군사혁신(RMA) 측면에서 바라본 우크라이나군의 지능화 전투사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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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Russia invaded Ukraine in February 2022. Many military experts predicted that Russia could defeat Ukraine within a week, but the Ukraine-Russia War has not been going as expected. Indeed, Ukraine military has been defending well and seems to fight more efficiently than Russian military. There are many reasons for this unexpected situation and one apparent thing is due to artificial intelligence (AI) technologies. This study focused on AI-enabled combats that the Armed Forces of Ukraine has carried out around Siverskyi Donets River, the Crimean Peninsula, and suburbs of Kyiv. For more systematic analysis, the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RMA) theory was applied. There are four significant implications inferred by studying current Ukraine-Russia War. First, AI technologies are effective even in the current status and seems to be more influential. Second, hyper-connected network by satellite communications must be needed to enhance the AI weapon effects. Third, military AI technologies should be based on the civil-military cooperation to keep up with pace of technological innovation. Fourth, AI ethics in military should be seriously considered and established in the use of AI technologies. We expect that this study could help ROK Armed Forces to be modernized in the revolutionary fashion, especially for manned and unmanned teaming (MUM-T) system.
Keywords:
Ukraine-Russia War, Artificial Intelligence (AI), AI-Enabled Combats,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RMA), Hyper-Connected Network, Civil-Military Cooperation, AI Ethics, Manned and Unmanned Teaming (MUM-T)1. 서 론
2022년 2월 2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후 ‘우-러 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기준으로 러시아의 군사력 수준은 세계 2위였고, 우크라이나는 22위였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단기간 내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현재까지도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전술(前述)한 예상 밖의 결과를 견인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첨단 과학기술이고,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이 단연 돋보이고 있다[1]. 현대 전쟁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상대보다 빠른 감시(Sensor), 결심(Command and Control, C2) 및 대응(Shooter)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존 제병협동전력에 덧입혀 주요 작전이나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아군의 생존성 뿐만 아니라 후술(後述)할 전투사례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겠지만 전투 효율성과 효용성을 강화하고 있다. 즉,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의 전력 차이를 상쇄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은 현재 인구절벽 현상으로부터 증폭되고 있는 치명적인 실존 및 잠재적 위협을 상쇄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과학기술군으로 체질을 변경하고 있다[2]. 이에 따라, 후술할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지능화 전투사례는 우리 군의 혁신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싸우는 방법, 무기체계, 구조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선 전투사례를 분석할 수 있는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RMA) 이론을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영역(Multi Domains)에서 전개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사례를 살펴본 후, 이로부터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군사혁신(RMA)의 이론적 고찰
군사혁신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다. 우리 군은 1990년대 말 미국의 군사전문가인 크레피네비치(Andrew F. Krepinevich) 박사의 정의를 받아들인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군사혁신 이론은 주로 미래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에서 미래전 수행에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창출하는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는 차세대 육군의 전투체계인 ‘ArmyTIGER’를, 육군대학은 미래 육군전략을 가시화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군사혁신 이론을 적용하고 있다[3].
크레피네비치 박사는 군사혁신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군사체계(Military System)’를 개발하고, ‘작전운용 개념(Operational Concept)’과 ‘조직편성(Organizational Adaptation)’을 조화롭게 추구함으로써 전투 효과를 증폭시키는 현상”으로 정의했다[4]. 여기서 ‘군사체계’는 ‘무기체계’로, ‘작전운용개념’은 ‘싸우는 방법’으로, 그리고 ‘조직편성’은 전술한 무기체계를 싸우는 방법에 따라 운용할 수 있도록 조직한 ‘지휘, 부대, 전력 및 병력의 구조’로 해석될 수 있다. 즉, 군사혁신은 첨단 과학기술이 덧입혀진 무기체계, 싸우는 방법 및 구조를 상호 결합하여 상대를 압도하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를 도식화 하면 [Fig. 1]과 같다
이처럼 무기체계, 싸우는 방법 및 구조는 군사혁신을 추진하는 핵심역량으로 볼 수 있고, 동시에 군사혁신의 평가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군사혁신 관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수행한 지능화 전투사례를 분석하여 우리 군이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군사혁신 3대 핵심역량을 우크라이나군의 전투사례를 분석할 수 있는 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지능화 전투사례 분석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이 발발한 2022년 2월 24일부터 현재까지 주요 전투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전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지상, 해상, 공중 등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사이버와 같은 비물리적 공간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는 영역별로 주요 전투사례를 제시하여 분석할 것이다.
3.1 시베르스키도네츠(Siverskyi Donets) 강 전투(지상 영역, 2022. 5. 12)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나, 우크라이나의 국가총력전에 가로막히자 3월 25일부로 군사작전 목표를 우크라이나 전체에서 남동부 지역을 점령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남동부 지역에 재배치된 러시아군은 4월 중순부터 화력전투를 재개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87차량화보병여단(이후 ‘우87여단’)이 방어 중인 리시칸스크(Lysykansk) 지역의 북쪽과 남쪽으로 돌파구를 형성했다.
5월 12일, 러시아군은 리시칸스트 북쪽에 위치한 시베르스키도네츠크 강을 도하하여 동쪽으로 돌출된 우87여단의 퇴로를 차단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87여단은 국제사회의 정보지원, 민간 감청정보, 자체 드론정찰 등을 통해 이런 러시아군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우87여단은 러시아군이 강 위에 부교를 설치하고 있는 동안 어떠한 전투행동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도하지점 주변에 전개한 러시아군의 전차, 장갑차, 전술차량 등의 위치를 실시간 스타링크(Starlink)를 통해 전장관리체계인 GIS-Arta에 최신화할 뿐이었으며 이를 도식화 하면 [Fig. 2]와 같다.
우87여단은 러시아군 전체 전력의 2/3가 도하를 마치자 전투행동에 돌입했다. 우87여단의 정찰대는 러시아군의 선두를 대전차미사일로, 후미를 드론에 장착된 레이저 표적지시기로 스마트포탄을 유도하여 정밀타격했다. 이후 우87여단은 자체, 인접 및 상급부대 화력을 총동원하여 앞뒤가 가로막힌 러시아군을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동일 표적에 중복되는 화력은 없었다. GIS-Arta에 덧입혀진 인공지능에 의해 최적의 화력자산이 표적별로 실시간 할당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우87여단은 강 주변에 고착되어 있는 러시아군 기동장비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전투로, 러시아군의 전차, 장갑차, 전술차량 등 73대가 파괴되었고, 1,000명 이상의 전상자가 발생되었다.
이상에서의 시베르스키도네츠 강 전투를 군사혁신 3대 핵심역량으로 가시화하면 아래 [Fig. 3]과 같다. 우87여단은 드론을 통해 획득한 표적에 자체, 인접 및 상급부대의 화력자산을 중첩없이 실시간 할당하도록 인공지능 기술이 덧입혀진 전장관리체계(GIS-Arta)를 운용했다. 이를 통해, 우87여단은 병력에 의한 근접전투 없이 화력 중심의 비접촉(Contactless) 전투를 수행하여 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대규모 전투부대 대신 드론과 정찰대로 구성된 소규모 유무인 복합전투팀을 운용하여 전투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즉,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GIS-Arta’는 우87여단의 싸우는 방법과 구조를 혁신하여 생존성과 전투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한 것이다.
3.2 크름반도(Crimean Peninsula) 병참선 타격작전(공중 영역, 2022. 8월)
2022년 7월부터 본토로부터의 군수지원이 지연되자 러시아군의 공격기세는 현저히 둔화되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이하 ‘우특작부대’)는 이와 같은 호기를 활용하기 위해 크름반도에 침투하여 러시아군의 병참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특히, 러시아군의 병참선을 마비시키기 위해 본토의 지상, 해상 및 공중으로부터 연결되는 크름반도의 주요 교량, 철로, 항구, 비행장 등과 이것들 주변의 창고를 집중적으로 파괴했다.
우특작부대는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단발형 자폭드론인 Switchblade300/600과 군집형 자폭드론인 ‘Phoenix Ghost’를 운용했다. 우선, 우특작부대는 크름반도에 거주하는 친우크라이나 성향의 주민들로부터 러시아군의 병참시설 관련 정보를 SNS로 제공받는다.
이후, 우 특작부대는 정찰드론을 운용하여 분산되어 있는 러시아군 병참시설의 세부적인 위치정보와 이미지를 획득한 후 자폭드론에 장입한다. 다음으로, 우특작부대는 정찰드론을 띄워 러시아군 병참시설의 위치변화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자폭드론을 발사한다. 이후 발사된 자폭드론들은 기입된 위치정보와 이미지를 따라 단독 또는 타격 대형을 형성한 채 삼삼오오로 목표를 향해 돌진하며 이를 가시화 하면 아래 [Fig. 4]와 같다.
마지막 타격과정에서 자폭드론들은 러시아군의 전자공격(Jamming)으로 무력화될 수 있다. 우특작부대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사전 자폭드론에 여러 개의 표적정보를 기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폭드론들은 러시아군의 전자공격 시 현재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타격 직전 표적이 이동하거나 상실될 경우, 전술한 것처럼 자폭드론들은 자체 우선순위 판단에 따라 주변의 표적으로 공격방향을 전환한다. 즉, 우특작부대가 운용하고 있는 단발형 또는 군집형 자폭드론은 인공지능 기술이 덧입혀져 우발상황에서도 전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져 있는 것이다.
우특작부대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8월 한 달 동안 크름반도에 위치한 러시아군의 병참시설을 집중적으로 파괴했다. 특히, 자폭드론의 정밀타격에 이어진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 HIMARS), 중장거리 공격드론, 전술미사일 등 상급부대 자산의 추가적인 운용은 타격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러시아군의 전력은 급격히 저하되었고, 우크라이나군은 9월 초 개전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반격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우특작부대의 크름반도에서의 병참선 타격작전을 군사혁신 3대 핵심역량으로 가시화하면 [Fig. 5]와 같다. 우특작부대는 표적정보(좌표, 이미지 등)를 스스로 인식하면서 단발 또는 군집 형태로 타격하는 자폭드론을 운용했다. 이를 통해, 우특작부대는 싸우는 방법을 장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무인전투로 혁신할 수 있었고, 구조를 전투원보다 무인체계 비율이 높은 소수정예팀으로 개편하여 특수작전팀의 작전반경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특작부대는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러시아군의 병참시설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타격하여,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전쟁지속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었다.
3.3 브로바리(Brovary) 전투(사이버 영역, 2022. 3. 9)
2022년 2월 24일, 15~17개로 추정되는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들(Battalion Tactical Group, BTG)은 벨라루스를 출발하여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Kyiv)를 향했다. 이들의 선부부대가 파죽지세로 남진했으나, 키이우 북동쪽 25km 지점에 위치한 브로바리 시가지에서 우크라이나 72기계화보병여단(이하 ‘우72여단’)의 매복에 멈춰 섰다. 이곳에서 우72여단은 드론 중심의 제병협동전투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투수행방법을 다음과 같이 선보였다.
우72여단은 드론을 운용하여 러시아군의 선두 BTG가 도시 외곽지역으로부터 종대 대형으로 브로바리 시내로 진입하는 것을 감시했다. 이와 함께, 통신감청 장비인 ‘IMSI Catcher’를 운용하여 실시간 러시아군의 의도를 살폈다. 이후 브로바리 시가자에 매복하고 있던 우72여단의 정찰대는 러시아군의 BTG가 시내로 진입하자 전투행동에 나섰다. 정찰대는 러시아군 BTG의 선두와 후미를 대전차미사일로 타격하여 이들을 브로바리 시가지에 고립시켰다. 이어서 정찰대는 휴대용 재머로 러시아군 BTG의 지휘통제를 일시적으로 마비시켰다. 그리고 드론에 장착된 표적지시기로 앞뒤가 가로막힌 러시아군의 전차와 장갑차를 향해 레이저를 조사한 후, 스마트 포탄(Kvitnyk)을 유도하여 이들을 정밀타격했다. 그 결과, 러시아군의 선두부대는 브로바리 시가지로부터 무질서하게 퇴각할 수밖에 없었고, 우크라이나군은 브로바리 전투 영상과 감청 내용을 SNS에 공개하여 러시아군을 심리적으로 재차 타격했으며 이를 가시화하면 [Fig. 6]과 같다.
우크라이나군이 이와 같은 전승(全勝)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Media Monitoring Bot’을 통해 러시아군의 의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열세한 전력을 만회하기 위해 국가총력전으로 러시아에 대항했다. 우크라이나 국민 중 상당수는 핸드폰, 드론 등으로 러시아군의 활동을 촬영했고, 무선 동호회원들은 러시아군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여 SNS를 통해 군에 제공했으며, 이를 제시하면 [Fig. 7]과 같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이 사용하는 SNS가 다양하여 전술한 공개출처정보(Open Source Intelligence, OSINT)는 분절적으로 군에 제공됐다. 우크라이나의 IT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SNS를 하나로 묶는 ‘SNS 통합플랫폼’을 개발하고, 여기에 OSINT와 실제 지형정보를 비교 및 분석하여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초적인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덧입혀 ‘Media Monitoring Bot’을 탄생시켰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와 같은 ‘Media Monitoring Bot’을 활용하여 러시아군의 규모, 의도, 차후 행동 등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기습적인 매복전투를 수행하여 여러 차례 러시아 군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전투 결과가 축적되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는 것에서 남동부 지역을 점령하는 것으로 군사작전 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술한 브로바리 전투를 군사혁신 3대 핵심역량으로 가시화하면 [Fig. 8]과 같다. 우72여단은 ‘Media Monitoring Bot’이 예측한 러시아 BTG의 공격 방향을 토대로 매복지점을 브로바리 시가지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우72여단은 도시지역을 활용한 가두리식 화력전투를 수행할 수 있었고, 투입병력도 소규모 정찰대로 최소화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72여단은 인공지능 기술이 덧입혀진 ‘Media Monitoring Bot’을 활용하여 예측매복을 수행하여 생존성과 전투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시킬 수 있었다.
3.4 부차(Bucha) 인지전(Cognitive Warfare)(인지 영역, 2022. 2. 24~)
러시아는 지난 2014년에 발발한 돈바스 전쟁(War in Donbass)처럼 이번에도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을 전개했다. 하이브리드전은 본격적인 전쟁 이전에 사이버전, 심리전, 정보전 등을 수행하여 실제 군사작전의 여건을 조성한다. 이와 같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의해 크름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되었고, 돈바스 지역은 2015년부터 러시아의 실효지배를 받게 되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의 조짐이 가시화되자 전술한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나토(NATO)와 연계하여 사이버 방호 능력을 강화했다. 또한, 전쟁 초기에는 어나니머스(Anonymous)와 같은 국제 해커조직들과 연대하여 사이버 공격능력을 확충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군은 전술적 수준의 제대인 여단(대대)까지도 국민, 러시아 및 국제사회의 인지 영역(Cognitive Domain)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SNS를 운용하고 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 전략적 수준에서부터 전술적 수준까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전에 대항할 수 있는 인지전 플랫폼을 구축해 놓았다.
이와 같은 우크라이나의 인지전 플랫폼은 ‘Clearview AI’와 결합됨으로써 그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Clearview AI’는 미국의 안면 인식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회사로, SNS를 포함한 인터넷에 인덱싱(Indexing)된 200억 개 이상의 이미지와 얼굴을 일치시킬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Clearview AI’를 전쟁범죄를 규명하는데, 다음과 같이 활용했다.
러시아군은 전쟁이 개시된 2022년 2월 24일부터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공략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3월 초 작전한계점에 도달했다. 이때 키이우 북서쪽 20km 지점의 부차 지역에 위치했던 러시아 64차량화보병여단(이후 ‘러64여단’)은 부차 주민을 학살하고 철수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에 러시아군의 이런 행동을 전쟁범죄로 규정할 것과 러시아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부착 학살을 부인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해킹을 통해 확보한 러64여단의 인적사항을 SNS를 통해 공개했고, 러시아의 공식 사과를 재차 요구했으며 이를 제시하면 아래 [Fig. 9]와 같다
이렇듯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요구에도 러시아는 학살을 완강히 부인했다.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Maxa Technologies’는 4월 4일 부차 지역을 2월 28일과 3월 19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후자는 전자와 다르게 거리 여기저기에 시체가 놓여 있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신빙성을 더해갔고,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검사장 은 4월 13일 부차 지역을 방문하여 진상조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Clearview AI’로 러64여단에 소속된 장병들의 SNS를 탐색하여 획득한 개인 사진을 세계 주요 언론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명분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동정 여론을 형성하여 국제사회의 본격적인 군사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앞서 설명한 부차 인지전을 군사혁신 3대 핵심역량으로 가시화하면 아래 [Fig. 10]과 같다. 국제 해커조직과 연계된 우크라이나군의 사이버 조직은‘Clearview AI’를 활용하여 SNS에 인덱싱된 러시아군 전쟁범죄자의 신상을 확보한 후, 국제사회에 공개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초토화 작전을 구사하는 러시아군의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군사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아군, 러시아 및 국제사회의 인지 영역에 영향을 미쳐 주요 작전이나 전투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장이 인지 영역까지 확대됨으로써 우크라이나군은 인공지능과 결합된 SNS가 새로운 무기체계로, 이런 사이버 전장에서 활동하는 민군융합형 사이버 조직을 새로운 전투모듈로 운용하고 있다.
4. 시사점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수행한 네 가지 전투사례를 살펴봤다. 군사혁신 3대 핵심역량으로 각 전투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초적인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었음에도 무기체계, 싸우는 방법 및 구조의 혁신이 가능하고, 이것들이 상호 결합될 때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과학기술군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우리 군에게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한다.
첫째, 미래전력 뿐만 아니라 현존전력도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우리는 첨단과학기술 신드롬에 빠져 특이점(Singularity)을 초과하는 인공지능과 이것이 적용된 무기체계를 게임체인저(Game-changer)로 생각한다. 이로 인해, 기존 제병협동전력의 성능개선보다는 새로운 인공지능 무기 개발에 천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전술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사례를 살펴보면 기존의 전장관리체계(GIS-Arta), 드론, SNS 등에 기초적인 인공지능을 덧입히더라도 전투원의 생존성과 전투 효율성을 강화하여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오히려 이런 시도를 통해 전투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우리가 천착하는 인공지능 무기 개발의 첩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인공지능 무기를 개발함과 동시에 기존 제병협동전력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전투력의 승수효과를 달성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인공지능 무기의 효과는 위성 중심의 초연결 네트워크로 뒷받침될 때 발휘된다. 앞서 언급한 전투사례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중심이 되어 분석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인공지능 무기는 ‘SpaceX’에서 제공되는 스타링크(Starlink)에 의해 실시간 전투 데이터를 송수신하면서 활성화되었다. 예를 들어, 시베르스키도네츠 강 전투에서 정찰드론으로부터 획득된 표적정보가 스타링크를 통해 실시간 GIS-Arta로 전송되지 않았다면 우87여단은 자체, 인접 및 상급부대 화력을 동시통합하여 화력전투를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OSINT가 스타링크를 통해 ‘SNS통합플랫폼’으로 통합되지 않았다면, 우72여단은 러시아군 BTG의 공격 방향을 예측하지 못해 브로바리 전투에서 전승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무기가 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위성 중심의 초연결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인공지능 기술은 민군융합형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앞선 사례에서 언급된 ‘Media Monitoring Bot’이나 ‘Clearview AI’는 민간으로부터 제공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ChatGPT와 같은 거대 인공지능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군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될 무기체계의 명확한 운용개념(Operating Concept)을 제시하고, 민간에서는 이런 개념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상생협력체계가 필요하다. 전술한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중에도 IT전문가들과 융합되어 기존 무기체계에 기초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덧입혀 전투 효과를 극대화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넷째, 인공지능 윤리를 하루 빨리 정립해야 한다. 부차 인지전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전쟁범죄를 저지른 러시아군 장병들의 SNS를 ‘Clearview AI’로 탐색하여, 이들의 사진을 세계 주요 언론에 공개했다. 앞선 사례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전사한 러시아 장병들의 신상을 확인한 후 이들의 SNS를 역추적하고, 이들의 부모에게 아들의 전사 소식과 러시아가 시작한 전쟁의 부당성을 강조한다.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러시아 부모들은 아들을 잃은 아픔에 더하여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전쟁 중 이런 형태의 인지전이 무분별하게 전개되거나, 전쟁 이외의 상황에서 실시된다면 국제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 무기의 개발 단계부터 적용할 수 있는 시간, 공간, 수단 및 방법 측면에서의 제한사항과 제약사항을 국제적 차원에서 명확히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군은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과학기술군을 표방하면서 강도 높은 국방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각 군은 현존 및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고 인구절벽으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권위주의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지능화 전투사례와 이로부터 도출된 시사점은 우리 군에게 유의미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우-러 전쟁에서 운용되는 인공지능 무기를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한국적 함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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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kraina käyttää Uberin kaltaista ohjelmaa tykistöiskun tilaamiseen – käytössä myös kuuluisassa joen ylitystaiste lussa, [Online], https://www.asianmilitaryreview.com/2022/12/loitering-with-intent/, , Accessed: Jun. 0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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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정치학과(박사)
2021~2023 육군대학 전략학 전문교관
2023~ 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연구교수
관심분야: 미래전, MUMT, 인공지능 윤리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참모장교
2022 육군대학 수탁장교
관심분야: 한반도 정세, 남북관계, 로봇전투
2020 원광대학교 군사학(박사)
2021~현재 (사)국방로봇학회 학술이사
2021~현재 대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관심분야: 로봇정책, ICT & IoT, 소부대 전투
2010 미 Auburn University 전자공학(박사)
2022~현재 아주대학교 장위국방연구소 연구교수
2023~현재 국방정보화표준(데이터) 자문위원
관심분야: C4I체계, 전술통신, 인공지능
2019 중앙대학교 행정학(박사) / 국방행정 전공
2017~현재 우석대학교 군사학과 부교수
2021~현재 (사)국방로봇학회 학술이사
관심분야: AICBM, UAM, 국방로봇, 로봇정책